고등학교 때 정 말 정 말 좋아했던 밴드 블러
블러-오아시스-후반에 진, 이렇게 좋아했었는데 진은 지금도 좋아하고..
얘네때문에 영어공부 저절로 했었지.. 진짜 좋아했었는데
그레이엄 콕슨은 내 첫사랑 기타리스트였음. 2005년까지는 진짜 미친듯이 좋아했는데 이제는 뭐랄까... 전남친같다. 덕후들을 만나도 반갑기보다는 복학한 전남친을 따라다니는 새내기 후배들을 보는 그런 느낌...
갑자기 추억돋아서 꺼내봄
블러의 황금기는 96년까지가 맞는 것 같다. song2랑 커피앤티비도 좋아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parklife이전에 modern life is rubbish 앨범을 되게 좋아했음. 다들 얼굴도 그때가 제일 예뻤고 스타일도 제일 좋아하는 스타일. 그땐 잘 몰랐는데 블러가 내심 시니컬한 밴드가 맞긴 하구나, 싶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밴드의 전성기보다 이제 내가 나이가 많아져가네...
유튜브도 없던 시기에 8년전 포럼 글 읽고 뭐였더라 파랑새 비슷한 P2P로 부틀렉 모으고 그랬었는데... 비사이드도 다 모으고 이베이에서도 엄청 사고..
이제는 음악은 진을 제일 좋아하지만 새삼스레 보니 이때 내가 왜 좋아했는지 알겠다. 90년대 초반의 그레이엄 콕슨은 정말 뽀얗게 생겼었군...저때 모습에 최면에 걸려서 그렇게 삼년넘게 좋아했던거지ㅋㅋㅋㅋㅋ
근데 확실히 라이브보다는 음원이 낫다.. 이 밴드의 이미지와 행보를 생각하면 왜 호불호가 그렇게 갈렸었는지도 이해가 가고, 영리한 밴드였다는 생각도 든다. 아무래도 모든게 따분하고 똑똑하지만 시니컬한 중상층 여피같은 블러보다는 희망차고 좀 더 인간적인 오아시스가 듣기도 편하지..
그럼 지금의 나는 어떻냐면, 두루두루 치자면 진이 제일 좋고(품위를 잃지않지만 크고나서 보니 꽤나 에로틱한 면도 있는)
블러 오아시스 진 셋 다 그 날 기분에 맞춰서 듣고싶은 날이 있다.. 20대가 된 이후로는 주로 진이었고, 가끔 기운내고 싶은 날은 오아시스. 가끔은 축 늘어져서 시니컬하고 무력한 지식인의 후예의 기분을 느끼고 싶을때는 블러. 요새 들어서는 또 블러를 듣고싶어지는 날도 오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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