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럴 건데 그렇게 될 텐데 자꾸 그러할 것인데 멈추지 못하고 하찮은 것들을 바라게 된다
아무도 없을 땐 그러다 누가 있기라도 하면 바닥이 바닥을 덮고 그 위를 손으로 쓸어보는 마음
그래도 어쩌면 이렇게 아무도 한 사람도 남아 있지를 않을까
나는 자박거리는 지난겨울 닮은 것들을 여미고 감추고
바람이 가라앉지 않는 건너편에서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
겨울은 서로 닮아서 가운데 그쯤 누가 있지 않으면 분간하기 어렵지
눈이 내렸고 쌓였고 그쳤고 녹기도 했으며 한 자 한 자 오래 걸려 적는 사람처럼 당신이 있다
나는 거기까지 오래오래 걸어다녀온 기분, 그랬다
/유희경, 겨울은 겨울로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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