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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귀71

함성호ㅡ그랑호텔 돌아와보니 풍경은 폐허다 아무 데도 간 적이 없는데 언제 이렇게 피폐를 겪었을까? 돌아와보니 풍경은 살풍경이다 /함성호, 그랑호텔 2017. 3. 1.
gq칼럼 http://www.gqkorea.co.kr/2017/02/26/2017%EB%85%84-tv%EB%8A%94-%ED%95%9C%EA%B5%AD-%EB%82%A8%EC%9E%90%EB%A5%BC-%EC%8B%A3%EA%B3%A0/ ​ 2017. 2. 27.
양찬우,열역학 제 2법칙 벚꽃도 네 향기를 밭고 싶어했고 네가 빛나는 밤이면 가끔씩 별들도 네가 있는 창가로 떨어졌다 /양찬우, 열역학 제 2법칙 2017. 1. 28.
조해진, 천사들의 도시 감정을 꿰뚫는 언어는 없었고 그래서 한 순간에만 존재하는 무한대의 감정은 정제되고 정제되어 다만 몇 마디로만 남아 불투명하게, 불완전하게 발화되는 것이리라. /조해진, 천사들의 도시 2017. 1. 28.
삭제 작가 리스트 이 블로그의 글귀 폴더는 한 때 마음을 풀어내기조차 버거웠던 시절부터 일기처럼 사용되었던 카테고리이다. 별로 고맙지도 않은 출처표기로 자료창고 취급 해주시는 것도 짜증이 나지만 성추행 및 폭력에 연관된 위 작가들의 글은 모두 지웠으며 앞으로도 올리지 않는다. 역겨워서 정말... 2017. 1. 1.
이현호, 13월의 예감 ... 한 장의 밤을 지우개의 맘으로 밀며 가는 내가 있다 너의 비문들을 나에게 다오 네게 꼭 맞는 수식을 붙이기 위해 괄호의 공장을 불태웠지만 어디에서 살아서는 깃들 수 없는 마음 네 앞에서 내가 선해지는 이유 애무만으로 치유되지 않는 아픔이 산다는 게 싫지 않았다 나를 스친 바람들에게 일일이 이름표를 달아주었지 너에게 골몰하는 병으로 혀끝이 화하다 조용히 미쳐가고 있다 나는 2017. 1. 1.
습격 같았어요, 맨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 /조정인, 불꽃에 관한 한 인상 내가 당신에게 못 가던 발작의 시간들을 간단하게 나비라 쓰자 용서는 바라지도 않을 이번 생엔 영원히 마음의 정처를 얻지 못할 것이므로 그러니 나비라 부르자 당신과 나 사이 창궐하던 층계를, 찬란히 피던 실패의 전부를 /천서봉, 나비 운용법 2016. 11. 29.
버지니아 울프 나는 평론을 쓰기 위해서는 어떤 유령과 싸워야 할 필요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그 유령은 여성이었습니다. 그 유령의 존재를 알게 되고 나서, 나는 그녀를 가정의 천사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평론을 쓰는 동안 나와 종이 사이에 끼어든 것은 바로 그녀였습니다. 나를 괴롭히고, 시간을 허비하게 하고, 나를 그토록 고통스럽게 하여 결국 그녀를 죽이게끔 한 것도 바로 그녀였습니다. 더 젊고 행복한 세대인 여러분은 그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은 내가 가정의 천사라고 할 때 그 의미를 알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녀를 가능한 매우 간략하게 묘사해 보도록 하지요. 그녀는 매우 동정심이 많습니다. 그녀는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그녀는 전적으로 헌신적입니다. 그녀는 가정생활의 까다로운 기술에서도.. 2016. 9. 28.
90년대 고급 가요 군단에 대한 혐오감 -출처: 사케르- 90년대 고급 가요 군단에 대한 혐오감 2015.7.29 저는 솔직히 며칠간 사케르에서 논란이 되었던 로컬 음악 씬의 저질스러움에는 이 90년대 고급 가요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책임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승환, 유희열, 윤종신, 이적 등(정재형같이 십몇년간 변변한 음악활동도 안한 이도 껴줘야 하는지 모르겠군요)의 서로 친분있는 자칭 싱어송라이터 군단을 싫어합니다. 이 부류는 90년대를 끝으로 김영만아저씨와 함께 우리의 추억속으로 사라졌어야 할 부류라고 봅니다 이 사람들의 위상은 2000년대 중반 예능 늦둥이 캐릭터로 기사회생한 윤종신을 시작으로 TV 예능과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오히려 이들의 전성기인 90년대보다 높아졌습니다. 90년대에는 차트 변두리에서 "끼리끼리 모여라" 식의 .. 2016. 9. 4.
성동혁, 1226456 성동혁, 1226456 별이 떨어진다면 당신이 있는 공간으로 네가 아침잠에서 깨어 방문을 열었을 때 천장을 뚫고 쏟아지는 별들 난 그 별을 함께 주워 담거나그 별에 상처 난 너의 팔을 잡아 주고 싶었다 지나 보면 역시나 난 할 줄 아는 게 없었는데 너에겐 특히나 그랬다 조용히 밥을 먹는 너보다 더 조용히 밥을 먹으며 너를 고요하고 불편하게 만들었다 나의 고요한 아이야, 가끔은 시끄럽게 너와 선루프를 열고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정적이 찾아올 때벌거벗은 나의 등을 안아 주던 게 생각난다너는 작고 나는 포근했다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네 머리를 쓰다듬고 강에 뛰어들고 싶다오래오래 허우적거리며 손의 감촉을 버리고 싶다 한 행성이 내게 멀어져 간 것은 재앙이다네가 두고 간 것들을 나만.. 2015. 12. 22.
최영미, 너를 잃고 너를 잃고, 최영미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가랑잎들만 발에 채이고 살아있는 싱싱한 풀잎 한장 내 마음 받아주지 않네 바람 한자락 시린 내 뺨 비껴가지 않네 다정했던 그 밤들을 어디에 파묻어야 하나 어긋났던 그 낮들을 마음의 어느 골짜기에 숨겨야 하나 아무도 위로해줄 수 없는 저녁 너를 잃고 나는 썼다 2015. 9.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