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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브스아웃 (2019) 2019. 12. 23.
오은정 - 파 무질서와 불쾌의 사이에서 나는 언제나 더 예민하고 성숙해지길 갈망했다. 무질서가 더 혼란해지고 불쾌가 더 깊어질수록 누구보다 지적으로 고결하고 우아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오은정- 파 2019. 12. 23.
백예린 백예린 신보 나왔다 Frank 앨범 진짜 잘 들었는데.. 신보는 사운드랑 커버때문인지 센치해도 굉장히 화사한 느낌이다 네가 어여뻐서 나의 다정을 어쩔 수 없는 느낌? 개인적으로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 넘치면서 예민해지고 외로워지고 불안해지는 느낌을 느낌 그대로 담아냈던 것 같은 저번 앨범이 더 좋긴한데.. 전 앨범이 봄비오는 센치한 날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풍경 흔들리고 빛이 부서지는 봄 날 같음 2019. 3. 19.
john taylor 2019. 2. 10.
Queen - Cool Cat 디콘즈 작곡한 곡들이 약간 내취향인 것 같다 유명곡들하고는 좀 다르지만.. 그루비하고 리듬타는거 넘 좋음 Another one bites~좋아했는데 쿨캣 듣고 뿅감 백챗도 좋군 2018. 12. 30.
견디다, 황경신 붙잡아도 소용없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 세상만사도 과거지사도 가는 계절도 가는 사람도 내버려둘 수밖에 없다는 것을 수긍하는 일. 오지않는 사람은 기다려도 오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일. 보내는 시간과 그리워하는 시간 속에, 지금은 알지 못하는 소중한 것이 있을 거라 믿는 일. 오늘은 주의하고 내일은 기도하는 것밖에,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사실에 순응하는 일. 2018. 12. 11.
백은선, 사랑의 역사 사랑의 역사 백은선 너랑 나는 화단에 앉아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틀고 그걸 다시 녹음하고 녹음한 걸 다시 틀고 다시 녹음하고 또 틀고 또 다시 녹음하고 이런 식의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면 마지막 에 남는 건 돌고래 울음소리 같은 어떤 음파뿐이래. 그래 그건 정말 사랑인 것 같다. 그걸로 시를 써야겠 다. 그렇게 얘기하며 화단에 앉아 옥수수를 먹었다. 너는 내가 진통할 때 전화를 했다. 나는 죽을 거 같 아 전화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너는 내기에서 이 겼다고 그럴 줄 알았다고 좋아했다. 도무지 어떤 일 도 끼어들 수 없는 비좁은 벽 사이에서. 혼자 주먹으 로 벽을 내리치며 울었다. 윤은 소파에 앉아 안절부 절 핸드폰을 보고. 나는 오늘 유 캔 네버 고 홈 어게 인을 다시 .. 2018. 12. 3.
문정영, 열흘 나비 너는 나비처럼 웃는다. 웃는 입가가 나비의 날갯짓 같다. 열흘쯤 웃다보면 어느 생에서 어느 생으로 가는 지 잊어버린다. 너를 반경으로 빙빙 도는 사랑처럼 나비는 날 수 있는 신성을 갖고 있다. 아무도 찾지 못할 산속으로 날아가는 나비를 본 적이 있다. 죽음을 보이기 싫어하는 습관 때문이다. 너는 나비처럼 운다. 여름 끝자락에서 열흘을 다 산 것이다. 나는 너를 보기 위하여 산으로 가는데 가을이 먼저 오고 있다. 너에게 생은 채우지 못하여도 열흘, 훌쩍 넘겨도 열흘이다. 한 번 본 너를 붙잡기 위하여 나는 찰나를 산다. 열망을 향해 날아가는 너를 잡을 수 있는 날이 열흘뿐이나 나는 그 시간 밖에 있다. 2018. 12. 3.
유희경, 불면 그곳엔 벚꽃이 하도 핀다고 삼사월 밤이면 꿈을 꾸느라 앓고 앓아 두 눈이 닳을 지경이라고 당신이 그랬다 경청하는 두 귓속으로 바람이 일고 손이 손을 만났다 남은 기척 모두 곁에 두고 싶었던 까닭에 나는 애를 써도 잠이 들지 못했다 2018. 12. 3.
조혜은,관광지 너무 슬픈 것 같아. 무수히 많은 사람들에게 짓밟힌 낯선 얼굴로 네가 말했다. 어제의 문장에 머무르지 않아. 내가 말했지. 일찍 밤이 찾아오거나 혹은 영원히 밤 같은, 밤의 의미가 상실된 도시에서. 늘 서둘러 겁을 집어먹고 집으로 돌아가는 서툰 풍경의 사람들. 폭우가 몰아치는 거리를 피해 너는 집으로 달아나려 입을 벌렸고, 나는. 나를 기다렸다. 정말 무서운 건 폭우를 피해 달아날 수 있는 새로운 다리가 놓아지는 일이지. 너와 나 사이에 여유롭게 구조물을 놓으며. 준비가 되면 호흡하는 바른 방법을 배우고 호흡할 수 있길 바랐지. 너와 내가 공통의 분모를 가진 우리가 되길. 관광지처럼 빠르게 달아오르고 재빨리 잊힌 뒤 영영 그리워지길 바라진 않아. 정말 슬픈 건 관광지를 떠나 마지막을 맞는 나의 마음이었다.. 2018. 12. 3.
백예린 - 내가 날 모르는 것처럼 2018. 11. 29.
구현우, 드라이플라워 백야 속에서 네가 반쯤 웃고 있었다 매혹적인 이미지 외설적인 향기 몽환적인 목소리 너의 모든 것을 훔치고 싶은 한순간이 있었다 아주 잠깐 너를 꽉 안아주었다 그것은 치사량의 사랑이었다 나는 네가 아름다운 채 살아 있길 바란 적은 없었으나 아름다웠던 채 죽기를 바란 것은 더더욱 아니었다 2018. 11. 15.
백은선, 사랑의 역사 너랑 나는 화단에 앉아 사랑에 대해 이야기 했다 사람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틀고 그걸 다시 녹음하고 녹음한 걸 다시 틀고 다시 녹음하고 또 틀고 또 다시 녹음하고 이런 식의 과정을 계속해서 거치면 마지막에 남는 건 돌고래 울음소리 같은 어떤 음파뿐이래 그래 그건 정말 사랑인 것 같다 그걸로 시를 써야겠다 그렇게 얘기하며 화단에 앉아 옥수수를 먹었다 너는 내가 진통할 때 전화를 했다 나는 죽을 거 같아 전화 같은 건 안중에도 없었다 너는 내기에서 이겼다고 그럴 줄 알았다고 좋아했다 도무지 어떤 일도 끼어들 수 없는 비좁은 벽 사이에서 혼자 주먹으로 벽을 내리치며 울었다 윤은 소파에 앉아 안절부절 핸드폰을 보고 나는 오늘 유 캔 네버 고 홈 어게인을 다시 읽었다 그 시가 제일 좋다 나는 그렇다 옥수수는 은박지.. 2018. 11. 15.
허연, 좌표평면의 사랑 (좌표평면 같은 아일랜드의 보도블록 위를 노면전차가 지나가고 있었다. 이백 년쯤 된 마찰음이 빈속을 긁고 자본주의는 싸구려 박하사탕을 빨고 있었다.) 사랑은 언제나 숫자를 믿어왔다. 사랑은 노래가 아니라 그래프다. 환각의 정도를 나타내는 그래프. 두 명의 상댓값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 보여주는 그래프. 머릿속에는 수식이 흐르지만 그래프에서는 눈물이 흐른다. 좌표평면 위의 사랑. 힘들게 찾아온 사랑이라고 힘들게 가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어렵게 온 사랑도 그래프 위에선 명료하다. 정점에 선 순간 소실점까지 내리꽂는 자멸 좌표평면에선 언젠가는 모두가 떠나고 새 판이 그려진다. 소중한 것을 너무나 빨리 내려놓는 재주. 이곳의 미덕이다. 계절풍이 불었다 2018. 11. 15.
구현우, 새벽 네 시 새벽 네 시에 맞춰 슬픔을 조율하다가 과거의 너를 발설한다 서울의 우울, 우울은 서울 남부지방에는 비가 온다는데 이곳에는 눈이 내린다 어제는 너에 대한 미움으로 잠을 설쳤고 오늘은 누구에게든 미워하는 마음을 먹지 않으려다 밤을 샌다 오후 네 시에도 새벽 네 시의 감정이 이어진다 고전에는 시차가 없다고 내가 그랬던가 매혹적인 서사는 과거형에 불과하다고 네가 말했던가 아이슬란드는 여름이고 서울은 겨울인데 같은 온도로 바람이 분다 세상에서 제일 마주치기 싫었던 네가 하필이면 우주에서 가장 듣고 싶은 말을 해주었을 때 얼룩진 거울 속 나는 표정이 슬픈 것인지 표면이 무너진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쳇 베이커를 좋아한다는 걸 알면서 재즈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던 낭만 내가 아는 서울에 네가 산다 네가 모르는 서울에.. 2018.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