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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유약하고 아름다운 거짓, 구현우 가깝고 옅은 물결과 멀고 짙은 파도가 마주한 자리에서 불투명한 거품이 난다. 그 거품에 잡아먹히는 새가 있다. 연신 깨끗해지는 유리병이 거기에 있다. 알고 싶지 않은 마음이 기어이 방파제를 넘어서 온다. 발끝이 젖는다. 섬에 있으면 섬이 보이지 않는다. 그렇게 멀어지지 말아요. 당신에게 들리도록 혼잣말을 한다. 물결에는 영원이 있다. 그 물결에 익사하는 어류가 있다. 젖은 발이 마르기엔 이른 시간이다. 그런 우울은 증상이 아니라 일상이어서 많은 결심이 자정을 넘기지 못한다. 유리병이 깨진다면 대부분 아래로 가라앉을 것 조각의 일부는 해안으로 밀려올 것 그 때문에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면 빛에 반짝인다면 보기만 해서는 다만 아름다운 해변이라면 겨울에 더 많은 관광객이 찾을지도 모른다. 슬픔의 성분 중 하나는.. 2018. 11. 15.
불면, 유희경 그곳엔 벚꽃이 하도 핀다고 삼사월 밤이면 꿈을 꾸느라 앓고 앓아 두 눈이 닳을 지경이라고 당신이 그랬다 경청하는 두 귓속으로 바람이 일고 손이 손을 만났다 남은 기척 모두 곁에 두고 싶었던 까닭에 나는 애를 써도 잠이 들지 못했다 2018. 11. 15.
함성호, 낙화유수 함성호, 낙화유수 네가 죽어도 나는 죽지 않으리라 우리의 옛 맹세를 저버리지만 그때는 진실했으니, 쓰면 뱉고 달면 삼키는 거지 꽃이 피는 날엔 목련꽃 담밑에서 서성이고, 꽃이 질 땐 붉은 꽃나무 우거진 그늘로 옮겨가지 거기에서 나는 너의 애절을 통한할 뿐 나는 새로운 사랑의 가지에서 잠시 머물 뿐이니 이 잔인에 대해서 나는 아무 죄 없으니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걸 배고파서 먹었으니 어쩔 수 없었으니 남아일언이라도 나는 말과 행동이 다르니 단지, 변치 말자던 약속에는 절절했으니 나는 새로운 욕망에 사로잡힌 거지 운명이라고 해도 잡놈이라고 해도 나는, 지금, 순간 속에 있네 그대의 장구한 약속도 벌써 나는 잊었다네 그러나 모든 꽃들이 시든다고 해도 모든 진리가 인생의 덧없음을 속삭인다 해도 나는 말하고 .. 2018. 11. 15.
2018 11 "언젠가 어떤날에 어디에선가 이 노랠 듣는다면 나를 기억해 내가 너에게 보내는 노래" 시간이 많이 지나면 너를 추억하게 될까 내 추억이 그릴 네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후회일까 다정일까 안 그러려고 노력했는데 도돌이표처럼 반복되는 걸 보면 거봐, 내가 말했잖아 나는 이런 상황에 아주 전문가란 말이야.. 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묘한 균형에도 그러려니 하고 있었는데 자꾸 주변에서 한마디씩 훅훅 치고 들어올때마다 생각이 많아진다. 그러게요 제 생각에도 그래요. 그런데 그건 제가 아니라 저 애여야 해요.소중한 존재와의 익숙함을 잃는것은 참 두려운 일이다. 이미 일상이 되어버렸다면 더더욱... 새로운 시도를 하기에 너는 당장 예정되어있는 것들과 예측가능한 일들로 구성된 근미래가 두렵겠지 네가 모를 계획이 더 있을 .. 2018. 11. 14.
그대라는 문법, 한정원 바퀴 없이 굴러가는 풍경들, 편집 되지 않고 돌아가는 느와르 필름들, 에스컬레이터의 멈춤 표시를 누르자 조각난 풍경들이 관성의 힘으로 쏟아진다 ​ 너는 오늘 두 번이나 이곳을 지나쳤지만 처음처럼 첫눈처럼 첫가을처럼 내리지 못했다 과거완료와 미래형뿐인 네가 현재가 되는 장소 찔레꽃 그물망 붉은 담장 아래 오후 한 시와 네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무럭무럭 자라고 이십 년 걸려 나를 이해한 시간들은 동쪽에서만 조용히 말을 걸어온다 칠월의 태양처럼 확실하게 내가 예측할 수 있는 것은 너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하다는 것 나의 긍정이 불투명한 부정이 되고 만다는 것 나의 언어에서 ‘그러나’를 빼면 무엇이 생길까 너를 부르기 위해 평화를 스물한 번 미래를 열한 번 중얼거린다 전지를 끝낸 쥐똥나무가 무빙 워크로 .. 2018. 11. 14.
유희경, 지옥 지옥 - 유희경 비가 내리고 있었다 급히 흘러가는 개천을 가로질러 다리가 하나 있었다 우산을 쓴 내가 그 다리를 건너가고 있었다 개천가에, 개천가에 긴 새가 서 있었다 걸음을 멈춘 나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쪽을 보았다 긴 새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불편했기 때문에 나는 왼쪽 어깨에 기대 놓았던 우산을 오른쪽 어깨로 옮기면서 저것은 새가 아닐지도 모른다 날개도 부리도 없는 그래도 비는 그치지 않는다 오른편에 둔 우산처럼 젖어가는 나는, 같은 생각만 반복하고 있다 그래서 아무도 떠올리지 않고 그러므로 아무도 그립지 않은 밤이다 그칠 줄 모르고 내리는 비를 받아내고 있는 개천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나는 저것은 새가 아니기 때문에 생각에 잠겨 있고 난데없이 이건 또 어떤 지옥인가 싶었다 - 『우리에게 잠시 신.. 2018. 7. 3.
그대로 두면 그대로 되지 않는, 서윤후 그대로 두면 그대로 되지 않는 - 서윤후 체온이 가물자 말문이 트이게 되었다. 고요를 흥청망청 쏟으며 마음을 읽으려고 했던 날도 있었다. 가끔은 우울하냐는 질문이 새삼스럽고, 슬픔은 남몰래 귀신같이 내 몸을 빌려 청승을 떨었다. 종이 위로 첨언하는 나는 지나치게 인간다워서 인간이 되려고 한다. 자기 몸을 돌보게 되었고, 좀 먹어가는 것은 애써 손쓸 수 없이 딱딱해진 부분이 닿을 때, 쓴다. 쓰는 손은 차갑고 차가운 손을 응시하는 것은 아마 따뜻함의 곤욕스러움을 잘 아는 것일 것. 나는 다정함을 벌칙으로 살고 있다. 나는 나의 슬픔을 비틀더라도 양보다 크게 울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자주 웃음이 나고, 앞으로도 그렇게 될 것이다. 2018. 5. 6.
종현 아직도 시간이 19일에서 멈춘 것 같다. 2008년부터 9년을 지켜봐왔었고 종현이 부르고 만든 노래들과 노랫말에 위로받았던 날들이 생생한데 너무 한순간이라.. 너의 재능이 나의 고된 이십대에 큰 위로였는데. 보기 드물게 좋은 사람이었던지라 더 슬프다. 부디 다 내려놓고 편히 쉴 수 있기를 바래 한동안 셜록-드림걸 이후의 HD화질의 완벽하게 궤도에 오른 샤이니의 모습만 익숙했었는데 08-09년의 종현이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게되니 그때로 훅 시간여행을 오게 된 기분. 08년 겨울, 09년 여름 항상 방황과 우울로 잠 못 들던 새벽에 내 흰색 맥북은 종현이의 노래들로 새벽을 가득 채워줬었고.. 나는 네가 작사한 노랫말들을 참 사랑했었어. 어느 전문 작사가들보다도 깔끔하면서 풍부하고 섬세하고 다채로웠던 노랫말들.. 2017. 12. 27.
gene - Live in Potsdam, Germany, 1995 youtube: TenderHoolToo Gene live @ Waschhaus in Potsdam, Germany, on November 18th 1995: "Gene are freshly attired and nothing less than spectacular, putting all the negativity of Dresden behind them with a graniose sweep and pout. They get four encores. As they leeave the stage, a nifty lighting effect prints a thousand kisses on the walls..." "GENE, CAST, HEAVY STEREO - Britskrieg through Germ.. 2017. 11. 12.
Gene 95 2017. 11. 12.
태민 move (171020) 뮤뱅 2017. 10. 21.
태민 - Move 1of1때 리뷰 거하게 쓰려고 했었는데 좀 식었다가.. 딴덕질 좀 많이 하다가.. 리패키지 수록곡이 너무 낫취향이라 겸사겸사 딴덕질 끝장보고 왔는데 ^^;; 탬 일본솔로는 그렇게 내 취향 아니구.. 중간에 작년에 푸쉬식하게 만든 애 때문에 ‪탈덕할 뻔 했는데 탬 컴백해서 머리채 잡고 끌려옴 코하루 안무를 추는 탬을 베스트로 조아하진않는데 탬은 코하루안무 꽤 조와하는것같다 갠적으론 아직까진 괴도가 젤 좋고.. 몸 가벼운게 장점인데 꽤 무게감있게 꾹꾹 눌러서 절제한 스타일 추니까 그것도 새롭긴한듯 무브가 젤 꾹꾹 누르는 안무같고‬.. 뮤비보다는 음방 카메라로 볼 때 춤이 더 화려해?보여서 신기했음 표현력이 딸려서 좀 그런데 덜 꾺꾺 눌리는 느낌? 끈적함보다 비트가 더 많이 느껴지는 느낌? 개인적으로 중성적인.. 2017. 10. 19.
조지훈 - 고사 한나절 조찰히 구르던 여흘 물소리 그치고 비인 골에 은은히 울려 오는 낮종소리. 바람도 잠자는 언덕에서 복사꽃잎은 종소리에 새삼 놀라 떨어지노니 무지개 빛 햇살 속에 의희한 단청(丹靑)은 말이 없고…… (조지훈/고사古寺) 2017. 7. 10.
조지훈 월광곡 작은 나이프가 달빛을 빨아들인다. 달빛은 사과 익는 향기가 난다. 나이프로 사과를 쪼갠다. 사과 속에서도 달이 솟아 오른다. 달빛이 묻은 사과를 빤다. 소녀가 사랑을 생각한다. (조지훈/월광곡月光曲) 2017. 7. 9.
감수성 데이터 난 내 안목을 존나 믿기로 했어 http://idpaper.co.kr/insight/test/qstn.html?testType=2 2017. 7. 8.